나의 이야기

소팔아 시집 가는 날(2024.10.25)

홍길동이 2024. 10. 25. 22:50

인천화교역사관에서 2024년 인천중구박물관협의회 공동 기획 으로 "소 팔아 시집가는 날" 특별전을 10.18부터 10.30 까지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전통 혼례 용품과 혼례품 등이 전시되고 있다.

전통혼례란
전통적인 방식으로 치르는
혼례를 말하는데
혼례복을 입은 신랑 신부가
마주 보며 일정한 절차에 따라서
혼례를 치르는 것이다.

         신부가 타던 꽃가마

전통 혼례상에 차려진 음식들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

신랑 신부가 서로 마주 보고 절을 할 때, 그 가운데 놓인 상에는 다양한 음식들이 있는데 이 상을 대례상이라고 한다. 대례(大禮)라고 부르는 것은 진정한 혼인식이 신부 집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며 대례상 위에 놓인 음식들이 가리키고 있는 의미는?

상 위에는 닭이 암수로 있는데 암탉은 다산을 의미하고 수탉은 처자식을 보호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신랑 신부가 평생토록 잊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일을 닭들이 대신하고 있다. 암탉이 알을 낳듯 아이를 낳아 기르는 어머니의 일, 수탉이 눈을 부라리고 훼를 치듯 아내와 자식을 보호하고 부양하는 아버지의 역할을 상징힌다.

대추와 밤은 대추는 불로장생을 의미하고, 밤은 역시 아들 많이 낳으라는 표시이다.  이 대추와 밤을 신랑에게 그 자리에서 먹게 하거나 주머니에 넣어주기도 하는데 이때 불로장생은 정력제로 첫날밤에 '힘내라'는 뜻이기도 하고 대례상에 놓인 닭의 모가지에 대추를 끼워서 달아놓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대추에 신기한 힘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손이 없는 부인네가 먹으면 곧 태기가 생기는 영험함이 있다고 믿었다. 또 닭을 신랑 집에 보내어 가자마자 알을 낳으면 길한 일이 생긴다고 생각했으며 닭을 받은 그해는 닭을 잡지 않고 키우기도 했다.

소나무와 대나무도 있는데 소나무와 대나무는 군자의 표상이기도 하다. 세한송백, 곧 "날이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지는 것을 안다"는 공자님 말씀처럼, 소나무는 사시사철 변함없는 상록의 마음을 의미한다. 대나무는 올곧은 모양 때문에 지조를 나타내는 것이고  동백은 열매가 많이 달리니 자식 농사 잘 지으라는 기원을, 대추나무와 복숭아나무를 놓는 것 역시 자식 농사를 기원하는 뜻이다.

명태도 있는데 명태는 우리 민속에서 어디나 잘 끼는 생선이다. 마른 명태는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수호물 역할을 한다. 깊은 바다 속에 사는 명태는 물고기들이 그렇듯이 눈을 감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것을 지켜볼 수 있다. 혼례에서 쓰이는 명태는 이런 수호물 역할을 하지만, 남성의 성기를 상징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우리의 민속에서는 성 상징이 유난히 잘 발달해 있는데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떨어져 나왔을 때도 성만큼은 자연에 가까웠기 때문에, 자연과 하나되는 심성을 간직한 우리 문화의 심층구조가 성상징을 발달시킨 것으로 보인다.

남편이 잠자리를 잘 갖지 않을 때, 사랑이 식었을까 걱정하는 아내는 속이 답답하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하소연하면서, "우리 그이는 언 동태 같아!"라고 한다.
"마누라와 북어는 사흘에 한 번씩 두들겨 패야 한다!" 꽁생원들끼리 삼겹살집에 둘러앉아 낄낄대며 하는 소리다. 남자다운 척하는, 마누라를 제압하는 카리스마 가득한 제왕 같은 남편을 꿈꾸며 하는 실없는 소리이다. 그런데 이 속담에서 '두들겨 팬다'는 것이 과연 주먹으로 우격다짐하는 것일까? 마른 명태는 두드려야 살이 연해지고 국을 끓여도 국물이 푹 우러난다. 마찬가지로 아내와의 잠자리를 로맨틱하고 카리스마 있게 이끌면 금실이 좋아진다는 뜻이 아닐까?

                    솟대